유용한 정보

골뱅이 정보

Information about Whelk

골뱅이란?

골뱅이는 바다에 사는 고둥의 방언입니다. 1980년 출시된 유동골뱅이 통조림은 동해에서 잡은 물레고둥(백골뱅이; Buccinum striatissimum)으로 제조하였으며, 현재는 맛과 식감이 매우 유사한 같은 속(屬 Genus)의 유럽물레고둥(whelk; Buccinum undatum)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초식동물인 소라와 달리 육식동물인 골뱅이는 게나 고등어 등 미끼를 넣은 통발을 이용해서 잡으며, 국내외 어디에서도 양식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골뱅이를 즐기는 한국인

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부드러워지는 식감과 은은한 단맛을 지닌 골뱅이를 맛있게 즐길 줄 아는 한국인이 세계 최대의 골뱅이 수요자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영국 사람들은 골뱅이를 거의 먹지 않는 반면, 유럽의 미식가인 프랑스인들은 달팽이 (에스카르고 escargot) 와 마찬가지로 골뱅이 (뷜로 bulot) 를 즐겨 먹습니다. 이들이 샴페인과 함께 즐기는 해산물모둠요리 (플라토 프뤼드메르 plateau de fruits de mer) 에는 골뱅이가 빠지지 않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골뱅이 요리법이 있습니다.

바닷가 사람들만 즐기던 골뱅이가 통조림으로 가공된 것은 오래 전이지만 매콤한 골뱅이 무침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은 1970년대입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소득이 늘어난 직장인들이 막걸리나 소주보다 비싼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특히, 퇴근길에 회사 근처의 수퍼마켓에서 “가게 맥주”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땅콩이나 오징어채 등 저렴한 안주를 곁들이다가 보너스를 받는 등 기분 좋은 날에는 진열대에서 가장 비싼 골뱅이 통조림을 사 먹었고, 솜씨 좋은 가게 주인들이 파채와 고춧가루로 매콤하게 무쳐준 것이 그 시작입니다.

급성장하던 대기업이나 은행의 본점이 많았던 서울 을지로 지역에서부터 맥주에 골뱅이 무침을 곁들이는 유행이 확산되었습니다.

한국인을 위해 골뱅이를 잡는 유럽 어부

골뱅이 무침이 국민적인 안주가 된 것은 1980년대 후반입니다.

수출 산업 호황과 서울 올림픽을 위한 투자로 경제는 급속하게 성장했고 맥주는 이제 서민이 즐기는 술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원한 맥주와 잘 어울리는 매콤한 골뱅이 무침이, 동네 골목마다 생겨난 호프집의 빠질 수 없는 안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결과 국내산 골뱅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여 가격이 상승하고 동해에서 남획이 이루어져서 자원이 고갈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골뱅이 통조림 업체들은 해외에서 골뱅이를 찾게 되었고 중국산, 베트남산 등을 실험하였으나 동해처럼 물이 찬 바다에서 나는 찰진 식감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국가의 바다에서 국내 골뱅이와 맛과 식감이 거의 같은 유럽산 골뱅이가 1990년대 초부터 한국에 수입되었습니다.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 어부들은 오늘도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거칠고 차가운 바다에서 골뱅이를 잡습니다.
30년 이상, 대를 이어 골뱅이를 잡고 가공하는 유럽인들은 한국인의 골뱅이 사랑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